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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의 '보이스피싱'에 대처하는 현명한 기부 5계명
모금의 '보이스피싱'에 대처하는 현명한 기부 5계명
  • 비케이안(Bekay Ahn)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18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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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이든 매일 아침 신문에 끼어오는 사기성 부동산 광고든 도대체 누가 이런 것에 걸려들까 의심하다가도, 상황에 따라 속아 넘어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금융사기의 3분의 2 이상이 친구나 동료, 친지 등 아는 사람을 통해 발생한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범죄 유형별 국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사기범죄 1위 국가였다. 우리는 지금 사기천국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기부생태계까지 사기가 번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희망씨앗 사건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지능화된 사기 행각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설립은 사이비가 아니지만 운영방법은 사이비다. 문제는 법을 치밀하게 만든다고 해서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오히려 건강한 비영리조직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이 역시 문제이다. 정부, 미디어, 단체, 기부자 총체적인 기부를 하는 방법에 인식의 변화가 필요 하다.
 

Guide to Giving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거래에서 불리한 것은 매수인이다. 과거 만들면 팔리던 과소공급-과잉수요 시대에서 과잉공급-과소수요 시대로 넘어오며 소비자가 상전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구매과정에서 한번쯤 속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Caveat emptor'은 매수인이 조심해야 한다(let the buyer beware)는 뜻의 라틴어다. 일반적인 거래는 caveat emptor으로 시작한다. 결과는 매수인이 책임져야 한다. 현대 상법은 매수인책임원칙(買受人責任原則)에 예외를 두고, 한국소비자원과 같은 피해구제기관도 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수인 보호 의무는 여전히 매수인 본인에게 있다.

지난번 기부금 사기/횡령 사건에서는 카드회사에서 사업자(새희망씨앗)이 취소하기 전까지는 할부를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기부금은 할부거래법에 적용되지 않아 가맹점에서 취소를 하지 않는 이상 남은 할부금을 매달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할부거래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용역과 재화를 받는 조건으로 돈이 지급된 경우에 한해서다. 그러나 기부에 관해서는 기부선진국의 caveat venditor (let the seller beware)를 도입하여 단체가 책임을 지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현명한 기부의 가이드라인은 해마다 변화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 한국기부문화연구소에서 발표했던 지침서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일반인이 염소와 양을 구별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Bad Apple들은 점점 지능적으로 법과 윤리의 틈새를 파고 들고 있어 악용을 막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기부는 가치의 교환이며 신뢰에 기반한다. 높은 가치를 가질만한 인물들이 가장 낮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실망한다. 비영리는 영리에 비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에 실수를 감추려고 한다. 영리는 어떠한 문제점이 생기면 그 회사에만 타격이 가지만 비영리는 문제가 생기면 산업 전체가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투명을 강조를 하면 비영리가 더 성공할 수 있다.

한편 정부에서는 기부규제를 통해서 얻는 이익보다 신뢰를 통해 승낙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익이 더 크기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과연 표면적 혹은 일시적인 방책이 옳은 것일까? 이러한 실수를 막기 위해서 아래 현명한 기부 5가지를 살펴 보자.

 

1. 단체 CEO 가 누구인지 모르면 주지 말라. 더 나가 거버넌스 조직을 살펴라.

새희망씨앗’ 케이스는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인정할 만한 실적(Track record)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라. 미국의 경우를 상기하며 이사장, 연예인 홍보대사에 현혹 되지 말라. 웹사이트(포장, 홍보, 마케팅)만 보고 결정 말라. 유명세와 그가 갖고 있는 윤리관과는 별개 문제임을 주지 하라. 하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높거나 낮아서는 안 된다. 모금 리더가 스토리나 실적을 충분히 점검한 뒤에 불특정 다수에 모금을 할 경우 그의 이름에 명예를 걸고 책임제로 해야 한다.

2. 어디에 쓰이는지 불명확한 곳은 주지 말라.

"세계 평화" 불우이웃" 같은 말은 믿지 말고, 주든지 안 주든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곳은 주지 말라. 000 양에 준다고 사진까지 걸어도 100% 믿지는 말라. 여기에서는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기부자의 '귀차니즘'이나 ‘안일함(Complacency)’이 더 문제가 크다. 이는 기부자 교육의 문제이고 기부 후 꼼꼼히 따지는 문화가 필요하다.

3. 과도한 모금 비용이 드는 모금 방법은 피해라.

그 곳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제도에 관해서는 거버넌스 문제(code of governance) 공표, 민간 모니터링 중간기관(intermediary) 활성화, 문화가 아닌 산업으로서의 인정 등이 가야할 길이 멀다. 기부 총액 12조에서 120조가 된 이 시점에서, 파급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 국정과제의 우선 순위로 만들어야 한다.

4. 정기적으로 기부하기 전에 한 두 번 기부한 후 반응(보고)을 살핀 후에 줘라.

카드로 선불을 요구하면 반드시 거부하라. 중간에 마음이 변했을 시에 취소가 불가능하다면 하지 마라. 이를 위해서는 ‘기부 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기부자 권리 장전에 책임과 의무를 추가해야한다.

5. 한국은 현재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Caveat emptor(let the buyer beware)의 상황에 있음을 주지하고 정보를 요구하라. 그리고 수혜자를 돕는 방법을 살펴라.

현금인지, 물품인지.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거나 시간이 걸리면(미국의 경우 최대 48시간) 주지 말라.

 

앞으로 기부를 처음 하기 전에 한 번 더 꼼꼼히 살펴보고, 이미 기부하고 있는 기부자라면 자신이 내고 있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혹시 의심스러우면 전화를 해 따져라. 아무도 신뢰산업의 붕괴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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